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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트라이트를 쏴라 - 앤디워홀


박미영



앤디워홀을 향한 관심은 그야말로 풍년이다.

작년 인사동 쌈지길의 앤디워홀전을 비롯하여, 서울대학교, 현대백화점 갤러리 H등 크고 작은 앤디워홀전시들이 열리고 있다. 그 중 가장 다양하고 많은 작품이 앤디워홀 작고 20주년을 맞아 앤디워홀미술관과 리움을 통해 한국에 선보이고 있다.


관람객이 전시회를 찾아오며 처음 접하는 이미지는 캠벨스프이다. 리움 미술관이 있는 골목 초입부터 캠벨스프는 전초를 알리며 길을 알리고 있다. 삼성아동교육센터의 외부유리벽에는 캠벨스프 깡통으로 도배가 되어있다. 관람객들은 발걸음을 멈추고 설레는 마음에 전시를 상상하며 저마다의 사진을 찍고 본다. 리움 안에 들어서면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개인부터 단체까지 많은 수의 관람객들이 전시를 보기 위해 모여 있었다.


앤디워홀 기획전은 렘 쿨하스(Rem Koolhaas)가 설계한 아동교육문화센터의 블랙박스 안에서 열리고 있다. 인포메이션 부스를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전시의 시작이다. 풍부한 작품량과 질적인 면의 고려를 위해 도슨트의 도움을 받고자 했으나, 관람객은 생각보다 많았으며, 도슨트의 목소리의 한계에 작품설명을 듣기는 힘들었다. 때문에 개인적인 감상에 족해야만 했다.


리움의 전시는 워홀의 고향 피츠버그에 있는 앤디 워홀 미술관의 소장품을 한국에 처음으로 소개하는 전시이며 앤디 워홀의 주요 작품 200 여 점이 소개하고 있다. 일상적 사물과 마릴린 먼로, 마오쩌둥 등 유명인을 소재로 한 실크스크린 작품들과 재난 연작들, 사망 직전의 작품들은 물론이고 1950년대 뉴욕의 유망한 상업 디자이너로 활약하던 시기의 작품들과 자화상 등이 전시돼 그의 예술과 삶의 전체를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100여 편이 넘는 영화를 제작한 영화제작자로서의 앤디 워홀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소개 되었다.


우선 전체 전시디스플레이가 세련된 미술관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갤러리의 세련됨과 미술관의 차분함이 어우러져 고루하지 않으면서도 톡톡 튀는 감성적 디스플레이가 이루어져 있었다. 강렬한 색상조화의 파티션과 마오의 이미지 등 앤디워홀을 작품만이 아닌 전체적 느낌에도 신경 썼음을 보여주고 있다.


전시는 일반적으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캠벨 스프 깡통 연작에서부터 유명한 마릴린 먼로작품 등으로 전시 초입을 이끌어 간다. <나는 기계가 되고 싶다>라는 말처럼 캠벨스프와 브릴로 상자 등 일상적 사물은 반복적이고 대량적인 작업방식으로 팩토리를 통해 생산되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눈에 띄는 작품으로는 브릴로, 하인즈 상자 등의 끔직 할 정도로 상품같은 작업들이었다. 64년에 제작되었다는 상자작업은 예술이냐 아니냐의 극렬한 논쟁 속에서 당시 사회속의 이슈가 되었던 작품들이다. 작품의 보존상태가 매우 좋아 마치 금방 만들어진 듯한 느낌이 들게 했다. 


앤디워홀의 대표작 중 마릴린 먼로와 함께 마오에 이르기까지 대중의 우상, 스타들의 모습을 담은 <나는 스타를 사랑한다>. 앤디워홀의 어린 시절을 들여다보면 그는 연예인을 동경하고 스크랩하며 자신도 스타가 되길 바라는 욕망을 발견할 수 있다. 세속적인 초상화 작가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사업적인 수완과 함께 능률적인 생산 기법을 통해 여러 마리의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사업가의 면모로서의 예술가를 보여 주기도 했다.


죽음, 재난의 연작은 1962년 129명의 비행이 사고를 계기로 시작되었다. 자동차사고, 전기의자의 작품들은 생명에 대한 경종과 작품의 소재의 수위를 염려하는 이들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사망의 장면이 담긴 보도사진은 실크스크린을 통해 메마르고, 감정이 말살된 체 재생산되었다. 죽음이라는 상황 앞에서 작품을 감상하거나 애도하거나 비난하거나 반복과 일상과 소비는 작품이라는 안에서 버무리고 있다.


앤디워홀은 그 자체가 브랜드이며 스타이다. 그의 재능과 총명함은 꿈을 이루고자 하는 어린아이의 열망을 실현시켰다. 할리우드의 스타처럼 자신의 사생활은 화려한 은막에 가려지듯 보여 지고자 하는 부분을 부각시켜 이미지케이킹을 했다. 이번 전시에는 유명한 워홀의 자화상이 몇 점 전시되고 있다. 가발을 쓴 워홀은 연출된 워홀로서 워홀자체가 작품이 되는 작업으로 완성시켰다.


개인적으로는 앤디워홀이 작고하기전의 80년대 초,중반 작품을 접해 새로운 느낌을 받았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을 비롯하여, 초상화작업까지 전성기 이후 변화해가는 워홀의 작품 성향을 볼 수 있었다.


이 밖에도 어린 시절의 가족사진, 청년기, 일러스트로 유명해진 시기, 포토작업 등이 소개되었다. 이민자 가족의 출생에서부터 대학을 나와 구두 일러스트레이터로 커가는 과정을 살펴보면 앤디워홀의 작품의 맥락이 이해가 간다. 포토작업 중 여장을 한 앤디워홀의 사진은 이전 마르셀 뒤샹의 <로즈 셀라비>(Rose Selavy)를 연상시킨다. 실제로 워홀은 뒤샹을 격찬하며 흠모했다. 슈즈 일러스트레이터시절 그의 작업들도 선보였는데, 기법적인 면이나 당시 사회상과 트랜드 등을 가늠케 한다. 작가로서의 활동 중에도 워홀의 이미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번 리움의 앤디 워홀 팩토리 기획전은 여러 세미나를 동반하며 진행되었다. 그 중 영화에 대한 관심의 일환으로 세미나에 참석하였다. 앤디워홀의 영화에 대한 평은 극과 극이다. 장시간의 실험영화는 대부분이 변화가 거의 없어 보는 사람을 곤혹스럽게 한다. 리움에서는 주말 동안 잠, 매춘부, 첼시의 소녀들 등과 같은 대표작들을 상영한다. 세미나에서는 앤디 위홀 미술관 영화담당 큐레이터인 제랄린 헉슬리의 주도로 일상에 대한 탐미로 앤디 워홀 영화를 소개했다. 주요 영화들을 소개하며, 앤디 워홀과 배우, 영향을 받은 상황들에 대한 설명을 했다.


전시 외 부대 행사로서 전시 마지막 파트에서 관람객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부스가 마련되어 앤디 워홀의 대량 생산방식과 색감, 컨셉 등을 경험 할 수 있게 했다. 또한 가족프로그램으로 (우리는 팝패밀리) 직접 실크스크린을 체험하고 만들어 볼 수 있어, 전시의 감상 효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워낙 고가의 작품들이라 작품의 보존상 주의가 필요함은 당연하겠지만, 관람에 방해가 될 정도의 거리 경보음은 관람객들이 흠칫흠칫 놀래어, 감상의 효과를 떨어뜨리고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되었다. 전시의 흐름이 작품 경향별로 구분되어져 시기별로 이해하는데 헷갈릴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다양하고 희소하며 높은 퀄리티의 작품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획전이라는 점에서 리움의 기획전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재차 이어지는 기획전에도 식을 줄 모르는 앤디 워홀의 인기는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스타로서의 자리를 실감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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