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드드드...
시간이 지날수록
몸이 움츠러드는 기운이 느껴진다.
오후 5시 자유관람시간에 맞춰 간 기무사.

해가 저물어 가면서
건물 밖에서 들려오는 야릇하고 싸늘한 음향과 함께
내부의 불빛으로 인해 유리창에 비춰지는 내 모습이 매우 낯설다.

허락없이 들어온 공간.
큰 유리창 앞에 나는 홀로 서있지만, 누군가가 옆에 서서 나를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

공간은 시간이 지나 허술해진 창가와 켜켜이 쌓인 바닥재, 때묻고 뜯긴 벽, 구멍뚫린 천장...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전시를 운운하기 이전에
공간자체가 가진 시간성과 예전의 방이 갖었을 역활 등이
한 방의 문을 거쳐 들어 갈 때마다 상상하게 만든다.
꾸불텅한 미로같은 방과 복도, 한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구조는
불과 몇미터 앞을 미지의 세계로 방어막을 치고 있었다. 을씨년스럽고 불길하게 느껴진다.

기무사라는 공간적 특성으로 인해
전시되고 있는 많은 작품들이 당시의 시대와 기무사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건물의 역사성을 모티브로 하거나 건물자체 또는 자재들을 가지고 작품화하고 있다.

**

본관 건물 1-3층을 비롯해 제일 정점인 전시공간은 '지하'이다.

해는 이미 산을 넘어 어둠 속으로 들어가고
다른 지상 층에 비해 더욱 싸늘해 보이는 지하공간은
출입계단이 마치 귀신의 집 출입구처럼 보여
잠시 발걸음을 망설이게 한다.
지하는 엄청난 곰팡이 내음이 가득하고
어깨를 짖누르는 음산함이 저절로 겁을 불러온다.
복도 중간즘에서 더이상의 관람을 포기하고 발빠르게 지상으로 올라온다.
금기시되어있는 공간을 침입하는 공포영화의 한 장면처럼
심장박동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다.

***

기무사.
공간내부의 광경, 소리
공간 외부의 광경, 소리
이보다 더 무서운 귀신의 집이 또 있을까.
올 여름 대히트 기무사.
2009 Platform in KIMUSA
밤에 이루워 지는 전시 관람시간이 의도적이진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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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명시되어 있지않는 하얀 불빛의 간판.
어두운 밤 건물 밖으로 뿜어져나오는 아름다운 조명 색.
이해가 불가능한 미로같은 내부공간
거기에 더해진 작가들의 작품세계.



p.s:  하루 저녁에 모든 작품을 관람하기에는 체력적으로나 시간적으로나
       턱없이 부족하다. 이틀에 걸쳐 감상할 수 있다면 더욱 낳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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