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인리발전소 ‘테이트 모던’ 변신 [중앙일보]
디자인연구소·박물관으로 개조 추진
이명박 당선인 공약
이명박 당선인 공약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올해 안에 발전소를 문화 공간으로 바꾸는 세부 조성계획을 마련한 뒤 내년에 실시설계를 거쳐 2010년에서 2012년에 걸쳐 완공하겠다고 공약했다. 공업화의 상징인 발전소를 문화 공간으로 개조해 하드웨어 중심의 산업사회에서 소프트웨어·콘텐트 중심의 문화사회로 넘어가는 시대 변화를 극적으로 보여주겠다는 구상을 담고 있다. 서울화력발전소는 ‘테이트 모던’의 모체가 된 영국 런던 템스 강변의 뱅크사이드 발전소와 닮은 점이 많다. 1930년 당시 경성 시내에 전기를 공급하기 위해 한강변에 국내 최초의 화력발전소로 설립됐다. 은방울 자매가 ‘마포종점’ 2절에서 “저 멀리 당인리에 발전소도 잠든 밤”이라고 노래했을 정도로 과거 서울 시민들에게 친숙한 존재였다. 공해가 심한 무연탄 발전기는 70년에서 82년에 걸쳐 폐지했으며, 현재는 천연가스 발전기 2대에서 387.5㎿의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화력발전소→문화창작발전소로 추진=이명박 당선인은 대선 공약집에서 “당인리 화력발전소 부지 내 2012년 폐지 예정인 발전설비 철거 부지(8만1649㎡)를 매입해 ‘문화창작발전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박찬숙 한나라당 의원의 제안을 이 당선인이 받아들인 것이다. 박 의원은 “영국의 ‘테이트 모던’을 모델로 삼아 커다란 굴뚝처럼 오래된 시설은 상징적으로 보존하면서 21세기 문화의 ‘옷’을 입히는 형태가 될 것”이라며 “디자인·영상·게임 창작자들을 위한 공간을 확보하고, 디자인연구소와 박물관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와 마포구는 모두 긍정적 입장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7월 ‘한강 르네상스’ 계획에서 발전소에 대해 ‘기존 건물을 활용한 수변 복합 문화 공간’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발전소를 운영하는 한국중부발전은 지난해 11월 발전소 부지를 공원으로 꾸미는 그림을 지역 주민들에게 제시했다. 이 회사의 이정호 건설기획팀장은 “발전소 부지의 공원화는 여러 가지 가능한 대안 중 하나일 뿐”이라 고 말했다. ◆발전설비 존폐 논란=한국중부발전은 지상 부지의 활용계획과 별도로, 지하 공간에선 발전을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마포구청과 주변 지역 주민들은 “발전소 이전이나 폐지”를 요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중부발전은 2012년 지상 발전소가 가동을 중단하면 지하에 500㎿ 발전기 2대를 세우기로 하고, 현재 환경영향평가를 받고 있다. 이정호 팀장은 “국가 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정부 중앙청사 같은 중요 시설에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하려면 서울 강북지역에 발전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마포구 관계자는 “그동안 발전소 때문에 재산권 행사에 지장이 심했다는 주민들의 불만이 높다”며 “지하에 발전설비를 둔다면 주민들의 오랜 염원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글=주정완 기자 ◆테이트 모던(Tate Modern)=영국 런던 템스 강변에 있던 뱅크사이드 화력발전소를 개조해 2000년 5월에 개관한 초대형 미술관(부지 면적 3만4300㎡). 99m 높이로 솟은 굴뚝과 붉은 벽돌의 옛 건물에 현대 미술관을 꾸며 과거와 현대의 절묘한 조화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