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바다가 보이네

from Diary 2009/08/26 22:23




흔히 '여행의 후유증'을 종종 논하곤 한다.
요즘은 후유증이라기 보다는 '지독한 그리움'이 여행 뒤에 남는 것 같다.
어제 서울로 돌아온거 같은데, 마치 몇달된 것같은 그런 기분..아득하면서 아쉬운...

감정이 뒤범벅된 상태에서 불안하게 가방을 매고 떠났던 부산.
여행의 초입에서 이 여행이 즐거울지, 아니면 고될지 짐작해 보았을 정도였다.
허나 고속도로 위에서 받은 동생의 전화는 확실한 위로가 되었고
그래도 동생 밖에 없다는 생각이 마음 속 그득히 차올랐다.
암튼 나쁜 기분 툭툭 털어내고 여행을 즐기기로 했다.

뭣 모를적 바다에서 뛰놀고 물장구 치고 잠수하다 물먹은 기억이 분명있는데,
부산의 해변 물가에 선 나는 단 1미터 이상도 전진할 수 없었다.
무릎까지 차오르는 물이 마치 목구멍까지 차오르고 숨이 막혀오는 것 같은 기이한 느낌이 들었다.
물론...온전히 '겁'이었으리라.

용감한 한 친구만이 물장구를 첨벙첨벙 만들며 헤엄쳤다.
그 친구는 몇년동안 그렇게 바다에서 헤엄쳐 보기를 기대했었다고 한다.
그럼 나도 몇년 참으면 될까....그런 생각도 해보았다.

서울로 돌아와
각자가 찍은 사진들을 수집해서 주욱 보고 있노라니
카메라마다 담은 느낌이 제각각이었다.
내가 못봤던 것, 나를 바라보는 여러 시선이 느껴졌다.
작가의 시선, 나의 중심잃은 시선, 디자이너의 시선 등등

서로가 사진을 교환해 보며
다음을 기약했다.
부산에 있는 이는 기억을 되살려 주고,
서울에 있는 이들은 새로운 계획을 만들 생각에 설레인다...

고맙습니다... 올 한해 그대들 덕분에 참 푸근하게 지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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